실패가 재창업 밑거름 안되는 韓... "재취업 사회 안전망도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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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업 활성화 심포지엄]②김인수 카이스트 조교수
"폐업·재창업 선순환 없어…실패경험 자산화 도와야"
"재창업 않는 기업인엔 재취업·사회안전망 지원해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창업했다가 폐업한 기업인이 재창업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실패 경험의 자산화를 돕기 위해 성공뿐 아니라 실패 사례를 분석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실패한 기업인에 대한 재창업 지원뿐 아니라 취업으로 전환하도록 돕거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대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심의 위원과 한국벤처창업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김인수 카이스트(KAIST) 기업가정신연구센터 부센터장 겸 연구조교수는 지난 2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인 재도전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에 나서 이같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지원자금을 제공받은 685개 기업 중 384곳을 분석한 결과, 첫 창업에서의 실패 경험이 유의미하게 재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폐업 이후 통상 55개월 이상 걸리는 재창업 기간으로 인해 애초의 경험이 재창업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당초 사업했던 아이템이 진부화되면서 실패 경험이 자산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기업인들을 보면 폐업을 최종 마무리하는데까지 대체로 6개월에서 2년 가까이 걸리고 재창업을 결심하는 숙려기간까지 고려하면 36개월 정도 지나 재창업을 생각하게 되고 이를 준비하는데 또 19개월이 걸려 총 55개월 이상 걸린다”며 “그렇다보니 같은 아이템으로 재창업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과거 최고경영자(CEO)였다가 새로운 기업의 CEO로 재장업하는 경우가 8만2154개 기업 가운데 3.2%에 불과한 2600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나온다.

김 교수는 “미국 사례를 보면 통상 30대 후반에 석사 이상의 학력과 평균 16년간의 월급쟁이 경험을 가진 준비된 창업이 대부분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20~30대 젊은이들이 주로 창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실패 경험을 가질 수 없고 이것이 창업 성공률이 낮은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가 통합기구가 돼 기업 지원 차원에서 창업에 실패한 기업인들이 재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재창업에 나서는 것만을 지원하겠다는 현재의 정책을 재도전이라는 더 넓은 의미로 확장돼야 한다는 김 교수는 창업에 실패한 기업들이 다시 창업하는 대신 기존 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전문교육과 기초교육을 지원하거나 법무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과도 협업해 신용과 법, 생활자금 등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업교육에 있어서도 현재와 같이 창업 성공사례나 창업 자체 교육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실패사례를 분석해 창업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실패 확률을 낮춰주는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론자로 나선 김남성 법무법인 리앤킴 변호사도 “100개의 성공사례보다 1개의 실패사례에서 울리는 경험이 더 클 수 있다”며 “가장 많은 실패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회생법원이나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금융기관과 연계해 창업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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